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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나는 리더십이 없다고 생각했다. 리더십이 있다고 해도 내 리더십은 동네친구들이나 불러서 숨박꼭질할 정도 밖에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것이 나는 초, 중, 고를 통틀어서 반장이라는 것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고 기껏해야 일주일마다 돌아가며 하는 분단장을 맡아 본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내 이름 뒤에 ‘장’이라는 단글자가 붙은 것은 초등학교 때 했던 ‘분단장’으로 끝이다. 아니 생각해 보니 한번 더 있다. 가만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병장’도 있으니 말이다.
이런 나를 위해서 세계가 인정하는 시대의 석학 피터 드러커 박사님이 책을 쓰셨다. 이름하여 ‘리더가 되는 길’ 지금 드는 생각이지만, 진작 이 책을 읽었다면 못해도 최소한 반장 한번은 하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드러커 박사가 말하는 리더가 지녀야 할 여러가지 자질 중에 기억에 남는 몇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나는 ‘리더’라는 단어를 들으면 초등학교 때 같은 반이였던 한 여자아이가 생각난다. 그 아이는 초등학교 시절 국어, 산수, 사회, 자연을 모두 잘해서 선생님의 심부름을 도맡아 했고, 거기다가 예쁘기 까지 해서 남자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 했다. 이른바 만능 스타였다. 나는 유능한 리더는 바로 이런 만능 재주꾼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드러커 박사는 유능한 리더란 다른 사람 속에 있는 강점을 발견하여 그 강점 위에 일을 구축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니깐 리더란 모든 것을 잘 할 필요가 없다. 정말 유능한 리더는 주변에 있는 사람을 잘 관찰하여 그 사람 안에 숨겨져 있는(그 사람 조차 아직 모르는) 보물을 발견해 낼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기억나는 것은 ‘빵은 반으로 나누어도 빵이지만 아기는 그렇지 않다’라는 말이다. 리더는 여러가지 가치가 상충될 때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리더는 양보해야 할 것과 포기해야 할 것 그리고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되는 것을 분별하여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를 테면 윤리와 도덕, 신념과 같이꼭 지켜야 하는 원리와 원칙은 절대 포기하면 안되는 ‘아기’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많은 리더들이 이것을 잘 분별 해내지 못하고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 잘못된 결정은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두 동강이 난 아기처럼 참혹한 결과를 낳는다. 유능한 리더란, 일단 ‘빵’과 ‘아기’가 무엇인지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일단 중요한 가치를 구분해 낸다면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일은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능한 리더가 되기위한 여러가지 자질들을 읽으며 공감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어려운 개념이 있었다. 이해가 가지 않는 개념과 씨름 하면서 문득 내가 따르고 있는 리더는 누구인가 생각해 보았다. 내 안에 있는 숨겨진 자질을 아는 사람, 올바른 판단력으로 건강한 결단을 내리도록 도와주는 사람. 감사하게도 머리 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오늘 드러커 박사님의 책을 보며 리더가 되는 길을 알아 보았지만, 사실 가장 확실한 길은 나의 리더를 따라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내 안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리더십의 자질이 조만간 빛을 발하길 빌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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