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25. 10:45
중간고사를 10일 남짓 남겨둔 어느 금요일 저녁,
아이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다.
잠깐 쉬자는 말에도 손에서 펜을 놓지 않는 큰언니 수영이.
놀랍게도 설정샷이다.
보기만 해도 훈훈한 대표 훈남,
그래서 이름도 김동훈
최근 수학실력이 부쩍 늘었다고 칭찬을 몇 마디 했더니
얼씨구, 저 표정 보시게-
두 얼굴을 가진 학생 강다연.
지킬 앤 하이드, 카이져 소제를 능가하는 연기력.
순수해 보이는 저 웃음도 사실 좀 무섭다.
무엇보다 무서운건 다연이의 집중력과 몰입력.
완소학생이다.
화장실에 가다 넘어져 발톱이 빠진 창원이.
쿵푸팬더 실사판.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음.
철사장을 연마하던 손으로 최근 펜을 잡고 공부를 시작함.
못 말리는 4인방은 최근 꿈을 향해 전력 질주 中
나 역시 이 아이들 옆에서 강력한 인내심 수업을 받고 있다.
서로에게 뭔가를 배우고 있기 때문에
우린 서로의 스승이고 제자이다.
하늘이 유난히 파란 9월의 끝자락, 이 아이들에게
하늘을 보며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여유를 가르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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