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학교로 가는 길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곤 합니다.
학생, 회사원,아줌마, 아저씨 할 것 없이 사람들로 가득가득 차는데,
버스가 정류장에 멈추면, 사람들은 앞다투어 내리고 종종걸음으로 지하철 역으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웃긴 것은, 종종걸음으로 가는 사람들 중 누구라도 한명 먼저 뛰기 시작하면
눈치를 보고있던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뛰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제까지 저도 그 사람들 틈에 껴서 같이 뛰곤 했습니다.
웬지 나혼자 걸으면, 그래서 지금 온 열차를 놓치기라도 하면 뭔가 큰 손해를 볼 것 같아서 말이죠..
오늘도, 저도 모르게 뛰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순간 저 자신한테 물었죠.
'민찬아 너 왜 뛰니?'
순간 대답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대답은 '나도 몰라'였습니다.
내가 왜 뛰었지?
난 들어야 할 수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출근 할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만원인 지하철 안에서 이리 저리 치이며 생각했습니다.
무엇이 나로 뛰게하는가..?
지하철을 타는 내내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뛸 이유가 없었죠.
지하철 문이 열리고, 좁은 층계로 사람들이 꾸역꾸역 올라가는 모양을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았습니다.
사람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기둥에 기대서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산책하듯이 걸어보았습니다. 아주 여유롭게..
그 때,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여유롭게 걸을 때 주님께서 말을 거신다는 사실입니다.
어제만 해도 이 길을 지날 때,
제 머리 속에는
'1호선으로 환승, 1호선으로 환승' 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주님과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참, 진작 너랑 말하고 싶었는데..' 라는 주님의 마음이 전해져 옵니다.
이제까지 이유 없는 분주함으로 주님을 잊었던 저를 반성합니다.
제 삶에 뿌리 내린 조급증, 빨리빨리, 인스턴트스러운 것들..
주께서 고치라고 하십니다.
빨리 고쳐야죠.
그런데 또 '빨리'랍니다.
주님 도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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