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
한 남자가 파도에 떠내려 가는 배구공을 보며 소리칩니다.
배구공은 점점 더 육지에서 멀어지고,
남자는 배구공을 향해 더 이상 다가갈 수 없게 되자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윌슨 미안해..'
톰 행크스 주연의 캐스트 어웨이라는 영화의 한 장면입니다.
로빈슨 크루소를 모티브로 해서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
마침내 무인도를 탈출한다는 뻔한 스토리지만
톰 행크스의 명연기 때문인지..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영화중 하나입니다.
저는 특별히 톰 행크스와 윌슨의 대화장면이 인상깊습니다.
어느 날,
택배회사 직원인 한 남자가 무인도에 불시착하게 됩니다.
주인공은 몇개의 택배 소포와 함께 섬에 남겨지게 되는데,
그 소포들 중 남자에게 가장 소중했던 것은
바로 하얀 배구공이 들어있는 소포였습니다.
그리고 배구공은 곧 남자의 유일한 친구인 윌슨이 됩니다.
남자의 친구 윌슨, 즉 배구공은 바로 남자의 '고독'인 것 같습니다.
배구공은 고독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남자의 탈출구이자
처절한 몸부림이였으며 남자가 윌슨한테 건네는 모든 말은
동시에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였습니다.
남자는 친구 윌슨을 통해 자신의 고독한 상황을
철저히 인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더욱더 고독해 집니다.
누구나 외롭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무인도에 불시착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 말입니다.
영화 속 남자는 고독과 싸웠지만,
사실, 고독이라고 불리는 외로움은 우리에게 놀라운 것을 알게 해 줍니다.
요즘 읽고 있는 '천로역정'과 '구운몽'이라는 소설을 보면서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은 두 작품 모두 작가가 감옥에서 혹은 유배지에서 지었다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두 곳 모두 무인도처럼 고독한 곳입니다.
한 책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고독은 앞으로만 가던 추진력을 밑으로 향하게 해준다.
거기서 보통사람은 도달할 수 없는
깊은 우물을 길어내게 된다.
고독 속에서 퍼낸 우물이
어떤 사람에게는 잘씌여진 글일수가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새로운 사상이나 훌륭한 이론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윌슨과 같은
친구를 만나는 것일 수도 있죠.
하지만 우리가 퍼야 할 우물은 세상의 것과 다른 것입니다.
우리가 우물을 길어내기 전, 먼저 찾아오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 분은 윌슨처럼 갑자기 바다에 떠 내려갈 위험도 없습니다.
윌슨처럼 모든 이야기를 다 들어주시기도 하시만
또한 말씀하시는 분이시기도 합니다.
그리고 고독 속에서 새로운 것을 깨닫게 해 주십니다.
깊은 우물을 길어낼 수 있는 깨달음이죠..
또한 어떤 우물을 길어내야 하는지도 가르쳐 주십니다.
고독하다고 느낄 때,
그 때가 바로 깊은 우물을 길어낼 수 있는 때입니다.
고독한 그 때, 주님이 우물 옆에서 손짓하고 계십니다.
달콤한 우물 물을 맛보며
주님께 영광돌리는 날이 오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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